망작에게 상을 주는 영화제가 있다?ㅣ후기ㅣ팬이벤트

지난해는 대한민국의 영화 팬들에게 너무나도 가혹한 한 해였습니다. 한 명당 연간 평균 영화 관람수 4.2회를 기록하며 세계에서 가장 영화를 많이 본다는 대한민국이지만, 국산 상업 영화의 퀄리티는 정말 처참했기 때문이었지요.


"망작"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리얼>. 아쉽게도? 2017에 개봉해서 후보작에서 제외됐습니다.

2018년에는 <인랑>, <여곡성>, <상류사회>, <목격자>, <게이트>, <데자뷰> 등등... 소위 "망작"이라고 불리는 영화들이 쏟아져 나왔었는데요. 이런 한국 영화계를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서 스스로 영화제를 만들기로 마음먹은 크리에이터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유튜브에서 영화 리뷰 채널을 운영하고 계신 엉준님이었죠.


유튜브 <엉준 Movie Review> 채

유튜브 채널 운영 외에도 JTBC <방구석 1열> 등에도 출연하시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 엉준님에 의하면, "영화 리뷰를 하며 매번 좋은 영화만 소개할 수 있다면 너무나도 좋겠지만, 때로는 정말 바짓가랑이를 잡고서라도 말리고 싶은 영화들도 있다"고 합니다. 좋은 영화들에 대해서 칭찬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영화계의 발전을 위해서 누군가는 쓴 소리를 할 수도 있어야겠다고 생각을 하셨던 것이죠.


그렇다고 못 만든 영화들에 대한 비판을 너무 진지하게 진행해도 이상하겠죠? 가뜩이나 재미없는 영화들을 더 재미없게 소개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못 만든 영화에게 상을 주는 망작영화제를 기획했다고 합니다. 미국의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 처럼 유쾌한 방식으로 한국의 관객들도 못 만든 영화에 대한 비판과 풍자에 익숙해지고 더욱 성숙한 관람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빅픽처를 그린 것이죠!



<캣우먼>으로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에서 최악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할리 베리

물론 영화제라는 이벤트를 기획하고 진행하기 위해서는 행사장 대관비부터 시작해서 영상 제작비, 현장 진행/운영비용 등 돈이 필요합니다. 1인 크리에이터인 엉준님 혼자 진행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일이죠. 그래서 저희 크티와 함께 크라우드펀딩을 계획하여 엉준님의 뜻에 동참하는 영화팬들을 모았고, 펀딩에 참여하는 후원자 분들에게는 영화제 참석 티켓과 텀블러, 마이보틀, 뱃지, 프로그램북 등의 굿즈 제공을 약속했습니다.

  <빛 좋은 개살구 영화상> 펀딩 페이지

그리고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공연장 대관을 하기도 전에 600만원이 넘는 후원금을 모았고, 약 120명의 팬들이 이미 영화제에 참석하기로 확정을 한 것이죠. 이후에 진행된 티켓팅에서도 80명이 넘게 참여하며 공연장의 남은 빈자리를 모두 채웠고, 그야말로 팬과 크리에이터가 함께 만드는 이벤트를 이루어냈습니다.





엉준님과 같은 영화 유튜버인 거의없다님의 진행 외에도 옐언니, 조매력, 채희선,  천재이승국, 김시선, 제이제이, 안재억, 고몽 등의 크리에이터 분들이 망작영화제 영상 출연 및 영화제 현장에 함께하며 영화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셨는데요. 그 결과물은 함께 보실까요?


망작영화제는 단순히 온라인을 통해 크리에이터의 컨텐츠를 즐기는 것을 넘어서 팬이 크리에이터의 뜻에 함께하여 이벤트 제작에 참여하고 현장에서 다른 팬들과 함께 웃고 만나며 즐길 수 있었던 정말 뜻 깊은 사례였는데요. 저희 크티도 당일 현장에서 팬분들의 입장을 돕고, 공연장에서 새어나오는 웃음과 환호성을 들으며 많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영화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콘텐츠를 만들어가실 엉준님을 응원하며, 저희 크티도 앞으로 망작영화제와 같은 이벤트들이 더욱 많아져서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이 오프라인으로 팬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dited by Luc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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