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구독자 정모에 100명 모인 썰

2019년 4월, 봄비가 내리던 어느 토요일 오후, 공연장 문이 열리기도 전에 성인 남녀 수십명이 줄을 서 있었다. 3시간 동안 웃고 떠드는 그들을 보며 나는 공연콘텐츠의 미래를 봤다. 


 화면으로 매일 보던 유튜브를 진짜로 보려고 궂은 날씨에 먼길을 마다하지 않은 진짜배기들이다. 


 생각해보니 공연장에서 소리지르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모습을 모니 아, 인싸 100명이 모였구나 생각을 했다. 

 사실 이들은 선착순 티켓팅에 성공한 사람들이다. 3월 21일, 오후 7시가 되자마자 티켓이 오픈됐는데 몇 시간 되지 않아 완전매진됐다. 


 어쨋든 이들이 모인 이유는 <팀브라더스>를 보기 위함인데, 팀브라더스(범PD, JK)는유튜브에서 활동하고, 엄청난 캐미를 자랑하는 두 명의 남자로, 적당히 잘 생겼으며 많이 웃기다. 다음과 같은 영상을 주로 올린다.



 100명은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다.  입장할 때 꽤 고생했다. 하지만 시스템이 좋아서 오류는 없었다(크라우드티켓 출석체크 시스템 최고).



 무료로 사용가능한 출석체크 시스템이다. 

 금새 100명이 공연장에 꽉 차고, 주인공들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왜 남자 팬들이 더 많지..? 

 그리고 주인공이 등장하자 공연장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Q&A, 퀴즈 맞추기, 복불복 게임 등 쉴세 없이 이어진 정모 행사 

 정말 진행을 잘했다. 유튜브에서 영상으로만 접하던 그들의 입담을 라이브로 들으니 진짜 좋았다. 나도 그렇게 재밌었는데, 팬들은 오죽했을까. 정말 난리가 났다. 


 3시간 내내 크리에이터와 구독자들은 미친듯이 놀았다. 화면으로만 즐기던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를 직접 보고 느끼고, 또 채팅창에서 다하지 못한 "진짜 소통"을 했다. 



물론 중간에 한 20분 다과타임이 있었다. 이날 다과의 평균 만족도는 9점이었다. 아침부터 코스트코가서 양과자로 골라온 보람이 있었다.   

 습한 날씨 탓에 조금씩 실내 온도와 습도가 불쾌해지기 시작할 때 쯤 이벤트가 막을 내렸다. 그런데 사람들이 갈 생각을 안한다. 공연장에 남아 사진을 찍고 못다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렇게 재밌고 모두가 만족하는 오프라인콘텐츠가 또 있을까? 

 나는 공연기획을 여러번 해 봤다. 공연이라고 하면 보통 예술가가 무대에서 행위를 하고 관객들은 객석에 앉아서 그것을 즐기는 모습을 상상한다. 

 이제 사람들이 영상으로 즐기는 콘텐츠는 그 종류를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해 졌다. 먹는 것, 화장하는 것, 패션 코디를 하는 것 등등. 눈으로 보아 좋은 것은 만지고 싶어하고 피부로 느끼고 싶어한다. 누구나 그렇다. 



 '음악'이나 '극'과 같은 예술 콘텐츠가 주도해 온 공연시장은 결국 온라인 콘텐츠가 다양해 진 만큼 걷 잡을 수 없이 그 종류가 많아질 것이다. 우리는 이제 객석에만 앉아 있을 필요도 없고, 슬프지도 않은 신파에 억지 울음을 짜낼 필요도 없다. 누군가의 개인감성에 젖은 공감가지 않는 노랫말에 민망해 하지 않아도 된다. 

 앞으로는 그냥 좋아하는 콘텐츠를 찾아가서 직접 보고 느끼고 참여하고 즐기면 된다. 

 무대 위에서 짜장면 10그릇을 혼자 비워내는 여리여리한 먹방 크리에이터의 모습을 수 백명이서 지켜보고 있는 지금으로서는 조금 어이없는 공연의 미래를 상상해본다. 


edited by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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